'주식보다 낫다' MZ세대 우르르…요즘 뜨는 재테크 [차은지의 리치리치]

입력 2022-03-27 07:19   수정 2022-03-27 16:39



미술품 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술품 투자는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마음껏 감상하면서 자산 증식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온라인 경매 등 미술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참여도 늘고 있다.

실제로 2021 한국 미술시장 결산 컨퍼런스 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약 2969억원으로 전년(1139억원)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미술 업계에선 재판매를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려는 이른바 ‘아트테크(예술+재테크)’ 열풍이 이같은 현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미술품 소장의 기회와 수익창출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의 손이천 이사와 김병수 이사를 만나 그 해답을 들어봤다. 손 이사는 수석 경매사이자 케이옥션에서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김 이사는 재무팀에서 세무, 회계 공시 등을 담당하고 있다.
"미술품 구매, 주식 사는 것과 비슷…구매 전 공부 먼저해야"



손 이사는 미술품을 고르는 것도 주식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좋은 작품을 사기 위해서는 그 작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미술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내가 관심있는 작품이 생겼을 때는 작가와 작품 세계를 파고들어 공부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면 어떤 책을 봐야 할까. 손 이사는 책을 통한 공부보다는 미술품을 보는 눈, 즉 안목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는 "와인도 마시다 보면 좋은 와인 맛을 구별하고 음향도 자꾸 듣다보면 귀가 발달하듯이 미술품도 똑같다"며 "좋은 작품을 보다 보면 안목이 생기기 때문에 부지런히 많이 보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열풍에 휩쓸려 작품을 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 작품이 올랐다더라하는 소문을 듣고 미술품을 사면 절대 안 된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미 그 작품은 너무 고가가 됐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투자를 목적으로 한 미술품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커졌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성향이 강한 MZ세대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미술품은 명품과 달리 단 하나의 작품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며 "미술품은 주식보다 안전하고 부동산에 비해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이 적다보니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경매·미술품 공동구매 등 미술품 투자 진입장벽 낮아져
미술품 경매라고 하면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경매도 많다. 현재 케이옥션은 대면으로 매월 진행되는 메이저 경매와 비대면인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월 2회), 위클리 온라인 경매(월 4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경매는 온라인 쇼핑을 하듯 고객이 온라인에서 경매에 참여한다. 마감시간에 가장 최고가에 응찰한 사람이 낙찰받는 시스템이다.

메이저 경매에 출품되는 미술품의 가격대는 적게는 80억원, 많게는 16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온라인 경매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수백만원대, 위클리 온라인 경매에는 수십만원대의 작품이 주로 출품된다.

뿐만 아니라 미술품 공동 구매는 최소 수십만원은 있어야 하는 미술품 투자의 문턱을 크게 낮춰 최근 20~30대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 소액으로도 작품 구매에 참여할 수 있어 MZ세대의 아트테크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미술품 경매사들도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케이옥션은 자회사 아르떼크립토를 통해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를 운영하는 투게더아트에 투자하며 신규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1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케이옥션은 향후 미술품 매입 및 경매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시설에 투자하고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미술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상장할 때 시장과 약속한 사업계획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공모자금으로 시설투자, 미술품 구입, IT 연구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공모자금 중 일부를 경쟁사보다 약점인 미술품 판매에 투입해 해외 유명 경매사와 협업해 상품 매출과 이익을 최대할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미술 트렌드 '단색화' 유행…"예술적 가치·희소성 등 고려해야"
최근 국내 미술 시장의 트렌드는 단색화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중섭·천경자·박수근 화백 등 풍경이나 인물, 정물을 그리는 작가들이 시장의 중심이었다면 2015~2016년을 기점으로 추상 미술이 관심을 받으면서 관련 작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추상미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김환기 화백을 비롯해 정상화·박서보·윤형근·하종현 등이 대표적이다.

손 이사는 "세계 시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 추상 작품들이 고가로 거래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다시 구상 작품도 떠오르면서 다시 구상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다시 구상과 함께 추상 작품이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품 투자를 고민하는 일반인들의 경우 실제 구매 시 어떤 작품을 사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미술품은 개인의 안목이나 취향이 크게 작용해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손 이사는 미술품의 △예술적 가치 △희소성 △작가의 명성 △작품의 보존 상태 등을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이사는 최근 미술품 투자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단지 재테크 수단으로만 미술품을 구입하는 건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손 이사는 "미술품 투자에 젊은 세대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구입해 집에 걸어두고 나에게 미적 즐거움을 주는 작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그렇게 구입했던 작품이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나에게 경제적 이익까지 가져다 준다면 일석이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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